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난 비정규직 투쟁을 지지한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난 어머니 무릎 아래에서 배운 어린 시절의 도덕대로 살고 싶다. 착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다른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된다, 그 말씀이 진정 옳은 것이라 생각한다. 날 움직이는 건 어떤 이론과 주의가 아니라 우러나오는 양심과 도덕이다.

 

 

내가 비정규직 투쟁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어제 말로만 듣던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농성장에 다녀왔다. 기륭전자 일을 대충 정리하면 이렇다. 귀찮아서 퍼놨다(자그니님 죄송합니다).

 

① 기륭 전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분들이, 원래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면 안 되는, 불법 하도급이란 판결이 났습니다.


② 이에 대해 기륭전자는 벌금을 선고 받고,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던지 다 짜르던지 선택해야 했습니다.


③ 그래서 다 짤랐습니다. -_-;
④ 이에 대해 비정규직 분들은 소송을 걸었으나, 패했습니다. -_-; 그리고 기륭전자는 비정규직분들에게 54억의 손해배상소송을 걸었습니다.


⑤ 억울해서 물러설 수 없으셨던 이 분들은, 정규직 채용을 요구하며 1090일 가까이 되도록 계속 싸우고 있습니다.

 

 

난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기업의 사정 같은 것은 잘 모르고, 일부 직종에서는 비정규직이 노동자에게 더 유리하다는 그런 것도 잘 모르겠다. 내 눈에 보이는 건, 내 눈에 들리는 건, 정말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차별과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고 이들의 삶이 점점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다. 내 눈에 보이는 건 자신들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66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기륭전자의 노동자들이다그 어떤 경제 이론으로 포장해도 이 참혹한 현실은 감출 수 없다. 이게 정상인가? 사람을 소모품처럼 쓰다 버리고, 기업도 정부도 아무 신경 써주지 않는 세상이 정상인가? 나는 이제껏 인간은 인간답게 대하라고 배웠지, 물건처럼 다루라고 배우지 않았다. 그런 일을 지금 이 사회가 하고 있다. 바로 우리가 속하고 만드는 이 사회가.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한다실업자가 넘쳐나는 사회구조상 자본과 노동은 게임이 되지 않는다. 언제든지 수급할 수 있는 산업예비군이 넘쳐나는 한 기업들은 얼마든지 무자비하게 노동자들을 해고할 수 있다. 더욱 끔찍한 것은 한국의 취약한 사회복지 제도와 세계최고 수준의 물가가 실업자들을 가볍게 삶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린다는 사실이다내 눈에는 역 주변의 걸인이 몇 년 전보다 부쩍 늘어난 것 같다. 지하철에서 행상하는 떠돌이 상인들의 수도 늘어난 듯하다쪽방촌 인생고시원 인생이 늘어난 현실이 정말 보이지 않는가?

 

친기업적인 정부, 노동유연화, 열악한 사회복지와 주거비와 사교육비로 대표되는 고비용의 경제구조는 서민들의 삶을 너무도 힘겹게 만들고 있다.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는 이런 사회적 양극화 문제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제발 마음 편히 일하고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외치고 있다. 너무도 당연한 인간적인 요구를 목숨을 걸고 외치고 있다. 이 목소리를 듣고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게 과연 인간일까?

 

나는 비정규직이 없는 사회에서 살고 싶고, 그게 안 된다면 최소한 비정규직이어도 마음 편한 사회에서 살고 싶다. 그들의 삶이 무너지는 걸 그대로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건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의 문제를 떠나서 인간적이냐 인간적이지 않냐의 문제다. 그리고 인간적이지 않은 경제 시스템은 아무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고 결국 붕괴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탐욕도 있지만 선한 마음도 있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나 세상에는 명백한 불의가 버젓이 정의로 행세하고 거대한 악이 횡행한다. ‘사회가 원래 그런 것이라는 비겁한 변명은 집어치워라. 우리는 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한다. 부족한 건 재화와 기술이 아니라 관심과 바꾸고자 하는 의지다. "빈곤의 비참함이 자연법칙이 아니라 우리들의 사회제도에 의해 비롯되었다면, 우리의 죄는 중대하다" 라고 다윈은 말했다. 우리의 죄는 정말 중대한지도 모른다.

by sonofspace | 2008/08/16 13:53 | 생각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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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만통쩜넷_블로그 at 2008/08/20 21:38

제목 : 기륭전자 하루동조단식을 참여(제안)합니다.
올림픽 속에 묻혀있는 수많은 뉴스들이 있지만그중에도 한줄의 뉴스로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목숨을 건 기륭전자 앞의 단식....어렸을때는 인도의 수련과 명상관련 서적을 보며단식을 해보곤 했는데 이건수련보다는 인도의 간디를 떠올리게하는 모습이네요. 8월 21일 하루 하렵니다.관련기사[사설]기륭전자 단식 사태, 노동부장관이 나서라 -경향기륭단식 끝? 멈추지 않고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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