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세계사>-크리스 하먼(책갈피, 2004)

역설적이지만, 투표권 박탈조차 사람들을 부르주아 민주주의 체제에 묶어두는 효과가 있었다. 대부분의 투쟁요구는 체제에 포함시켜 달라는 것이었지 체제를 뛰어넘자는 것은 아니었다. -501쪽

 


이런 정당들의 이념과 실천 사이에는 모순이 있었다. 그들은 이론에서는 자본주의의 혁명적 전복을 지향했지만, 실천에서는 자본주의 내에서 개혁을 위해 조심스럽게 압력을 넣는 활동에 치중했다. - 502쪽

 

그러나 사회주의 정당들이 자본주의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능력은 궁극으로는 자본주의 자체의 안정에 달려 있었다. -503쪽

 

혁명과 마찬가지로 전쟁도 매우 사소한 사건들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 처럼 보인다. 그렇기 떄문에 사람들은 전쟁을 잘못된 판단과 오해의 연쇄 작용에서 비롯한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사소한 사건들은 커다란 사회 세력이나 정치 세력 사이의 균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한, 의미심장한 사건이 된다. 점화플러그는 가장 값싼 자동차 부품들 중 하나이며, 혼자서는 어떤 것도 작동시킬 수 없다. 그러나 점화플러그는 엔진의 석유 증기의 폭발력에 불을 붙일 수 있다. - 517쪽. 모래더미 게임이 생각난다.


 

부르주아 민주주의에 수십 년 동안 순응해온 데 따른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었다. 자본주의 국가 안에서 개량을 추구해왔던 탓에, 그 국가가 군사적 갈등에 말려들자 개량주의 세력들은 국가를 편들고 나선 것이다. - 522쪽

 


혁명을 일으키려면 변화에 대한 열망 이상이 필요하다. 혁명을 일으키려면 변화에 대한 열망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의지와 분별력-크롬웰의 신형군이나 로베스피에르의 자코뱅당이 위대한 부르주아 혁명에서 보여 준 의지와 분별력-을 가진 사람들의 조직이 필요하다. -561쪽

 


1851년에 마르크스는 "인간이 역사를 만들"지만 "스스로 선택한 조건에서"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썼다. -571쪽

 


이런 사례는 노동자와 농민을 저지할 수만 있다면 중간 계급 민족주의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운동을 배신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비극적 증거였다. -584쪽. 중국 혁명의 사례에서. 그러나 비단 중국뿐이랴.

 


근대 운송 체계와 근대 산업 지구가 전투적이고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노동 계급을 창출했고 수많은 사람들을 고립된 마을에서 바깥으로 끌어냈기 때문이다. 이런 계급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민족 자본가'와 대다수 중간 계급은 옛 지배 계층이나 식민 권력에 대한 적대감을 잊게 된다. -587쪽. 우리 역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김성수를 위시한 자본가들.

 


만일 노동자들이 정치 구조를 장악하고 있지 못하다면 그들은 결코 그런 구조에서 운영되는 산업의 '소유자들'일 수 없다. 그들은 전 세계 다른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착취당했다. 1917년 혁명은 정치적,경제적으로 이미 살해당했다. - 649쪽.

 


한 나라 자본가 집단에 대한 국가의 지원 노력과, 개별 국가의 좁은 경계를 뛰어넘어 자원을 이용하려는 자본가 일반의 욕구 사이에는 모순이 존재했다. 이 모순을 타개하려면 국가가 통제하는 영역을 넓힐 수밖에 없었다...(중략)... 경제 학자 앨빈 한센이 1932년에 지적한 대로였다.

"각 나라에서는 다른 나라 자본가들이 침범할 수 없는 세력권을 넓히려고 애썼다. 미국은 종종 해상 봉쇄 조치를 취해서 유럽 열강이 라틴아메리카에서 부채를 환수하는 것을 막았다.....그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와 근동 지역을 지배하려는, 또 경제'금융'군사 후원을 통해 발칸 지역 국가들을 간접으로 통제하려는 유럽 가국들 사이의 오랜 투쟁 역시 다른 나라 자본의 침투가 발단이 된 국제적 반목과 분쟁으로 점철돼 왔다.-659~660쪽

 


미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항복을 예고하는 조짐들이 있었는데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그래야 일본의 점령지 만주를 가로질러 빠르게 진격 중이던 소련군보다 먼저 일본의 항복을 받아냄으로써 전후 일본 문제 처리에서 소련이 발언권을 얻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히로시만와 나가사키는 세계 지배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을 더할 나위 없는 참상으로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구실도 했다. -669쪽. 원폭 투하의 더러운 이면.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유럽의 운명을 결정한 사람들은 레지스탕스 투사들이 아니었다. 이런 식의 회담들이 유럽의 운명을 결정했다. 테헤란, 얄타, 포츠담에서 열린 회담들에서 스탈린은 처칠, 루스벨트와 만나 유럽을 각자의 세력권으로 나누기로 합의했다. - 680쪽. 한반도 역시.

 


여기에는 (중략) 노동자들이 그톨고 싫어했던 성과급과 부당한 작업 할당제와 저임금과 지극히 낮은 수준의 사회적 성취, 그리고 형편없는 식량 곱급에 관한 자세한 기록들이 실려 있다.(중략) 가장 열성적인 혁명 투사들은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웠을 뿐 아니라 더 인간적인 삶의 방식과 노동 조건 (중략)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사회주의 사회일 것이라고 믿었던 것을 위해 싸웠다. (중략) 그런 경제 질서에서는 생산자(노동자, 기술자, 여타 직원)들이 공업과 광업과 운송 들의 분야에서 의사 결정권을 쥐게 될 것이다. (중략) 다양한 직종의 대표들이 한결같이 "우리는 대지주, 공장주, 은행가의 지배를 되살리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715쪽. G Litvan(ed), Hungarian Revolution, pp. 126~127. 재인용

 


사실 '문화혁명'의 메시지 중 하나는 노동자들이 상여금이나 건강'안전 문제 같은 '자본주의적' 근심거리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들은 '경제주의적' 관심사에 불과하며 '마오쩌둥 사상'이 누구에게나 충분한 동기 부여를 해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726쪽. 이런 요구들은 얼마나 중요한가. 결국은 잘 살자고 하는 일인데.

 


곳곳에서 고용 불안이 일상의 한 단면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들어 주류 정치인들은 '평생 직장'이라는 관념을 비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기 호황 내내 대다수 사람들은 평생 직장이라는 관념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물론 일부 산업이 축소되고 다른 산업이 팽창하면서 직장을 바꾸는 사람들도 항상 있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몇몇 '사양 산업'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더 나은 고용 조건을 바라보고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옮겼지, 인력 축소의 압력에 떠밀려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인력 축소의 압력에 떠밀려서 이직하는 경우가 더 많아졋고 각종 여론 조사에서는 노동 인구의 절반이 정리 해고의 공포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 743~744쪽. 현재 노동계급의 현실.

 


바로 옛 지배 관료들의 틈바구니에서 출세한 사람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제한된 개혁 강령을 내세워 반대파 지식인들과 연합했고, 그렇게 선수를 침으로써 진정한 혁명을 진정한 혁명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중략) 세계 시장을 향한 개방 확대, 옛 지령 경제 폐기, 비교적 자유로운 의회 선거, 민족주의에 대한 강조 등이 강령에 포함됐다. 옛 관재 언론 기관들과 예전의 반대파 인사들이 똑같은 메시지를 거듭 설교하는 동안, 노동자 대중은 시장과 민주주의가 같은 것이며 그것들이 자신들의 열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750쪽. 한국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세계 경제에서 안전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과 기업 간 경쟁은 더욱 강열하고 치열해졌다. 그 결과 기업들은 정부들과 더 깊숙이 유착하게 됐고 정부들은 기업들이 통제하는 소중한 자원에 자신들이 더 많이 의존하게 됐음을 깨닫게 됐다. -758쪽. Rival Sates, Rival Firms 재인용.

 

by sonofspace | 2008/06/19 10:08 | 책 속의 한 구절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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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민중의 세계사》 저자 크리스 하먼이 한국에 온다!
아프로켄 영국의 계간 사회주의 이론지 《인터내셔널 소셜리즘》 편집자 크리스 하먼은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를 알려면 마르크스주의 사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크리스 하먼의 최신작 《좀비 자본주의》는 “현 위기가 자본주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 그리고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의 중요한 공헌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알렉스 캘리니코스) 책이다. 한국에서도 조만간 번역·출판될 예정이다. 크리스 하먼은 현 세계경제 위기를 마르크스주의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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