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2005년 인터넷 구인 광고
'
기륭전자()에서 일할 분'

64 1,850

당시 법정 최저임금보다
10
원 많은 임금
그래도 일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3
그러던 어느날

"
아줌마, 문자로 해고됐다고 했는데
왜 나왔어요?"


'
아줌마'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평소처럼 출근했던 '아줌마'
바닥에 드러누워
대성통곡을 하다 돌아갔다.

이후 '아줌마'들에게 도착하는
같은 문자 메시지들

내일부터
회사에
출근치 마시고…

해고 이유는 다양했다.
결근 잡담 말대꾸

그리고
'
노동조합 가입'

2005
7
노동조합에 가입한 200여명이
해고 문자 메시지를 받게 되고

2005년 8월 24
부당해고에 맞선 복직투쟁을
시작한다.


"
기계가 뻑뻑하면 기름도 치고 닦아서 쓴다.
결국 우리 비정규직은 기계만도 못한,
한 번 쓰고 버리는 휴지 같은 존재였던 거다."

-
석순 前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

그러나 그땐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를 줄
아무도 몰랐다.

2005년 8월 24부터
2008
8월 현재까지

3
년이 흐른다.

"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단식, 삭발, 3 1, 고공 투쟁,
노숙 투쟁을 진행하면서
비정규직의 설움을 온 몸으로 느꼈습니다."

-
기륭전자 노조 농성 1040일 되던 날
여성 조합원 인사말 중

그리고 목숨을 건
단식

기륭 여성노동자들의 몸 상태가
이미 의학적 한계를 넘어섰다.
몸에 저장돼 있던 영양소를 다 소모했고,
이들의 심장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폐에는 물이 차 있는 상태다.
-
보건연합

8
8일 현재
두 명의 조합원은
단식 59일째를 맞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한국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전체 임금 노동자의 절반을 넘어선
858만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30%
우리나라는 53~54%-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소장


그리고
20
대 임금 노동자의
49%

비정규직

"임금이 낮고,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들이 소비를 늘리지 않으니
장기적으로 국내 소비력이 떨어져
경제 성장의 기반이 파괴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이 지금 이상으로 늘어난다면,
한국 사회에서의 빈민비율은 러시아 등
준 독재형 개발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30%
에 도달할 것이고,
민주주의의 사회적 기반은
무너지고 말 것"


박노자 교수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한국학


참고자료
'잡담했다고, 말대꾸했다고…' 죽은 목숨 '1040일'
오마이뉴스 (2008.06.28)
경향신문 '비정규직 800 시대' 시리즈 (1),(3),(4)
'기륭전자 노동자 단식 60일…'
'
얼마 많은 목숨 보태져야…'

뉴시스 (2008.08.10)

사진자료
기륭전자 분회
http://cafe.naver.com/kiryung

블로거, 청산이 날 부르거든

연출 김진혁
구성 장  현

단식 중인 두 명의 여성 조합원은
8
12일 현재
소금과 효소 섭취 및
강제병원 후송 및 응급조치도
거부하기 시작했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그동안 ebs 지식채널을 만들어온 김진혁 pd의 마지막 연출작이라네요.그동안 참 좋은 영상들을 많이 만들었는데..

 

광우병 관련 영상을 만든 게 밉보여서 다른 보직으로 쫓겨났다고....

아무튼 이명박 돌대가리는 양심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은 다 내쫓고 자기 같은 빠가들만 기용하는 듯합니다.

 


아무튼 기륭전자, 참 참담합니다. 전 정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 나라와 사회가 비정규직을 착취하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두려워집니다.

공자가 말하길 "나라에 도가 없으면 부귀를 누리는 것이 수치이다(邦無道, 富且貴焉恥也)"라고 했는데

지금 이 나라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한다는 건 누군가를 희생시켜야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이 승자독식의 경제 구조에서는 말이지요....

 

 비정규직,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어떤 사회든지 계급이 분리되고 양극화가 심해진 상황에서 오래 지탱한 적이 없습니다.

 

"사정은 알겠지만, 내 인생이 급해!"라는 사람들의 반응도 충분히 이해는 됩니다만.....

분명한 건 내가 뱉어놓은 차디찬 이기심의 칼날은 언젠가 자신에게로 부메랑처럼 돌아온다는 사실이지요. 다음 같은 말처럼요.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카톨릭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교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 독일의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시

 

 

 

ps. 단식을 하고 있는 분들은 다행히 지금은 병원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단식은 풀지 않으셨습니다.
이제 70일이 넘었나보네요... 구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기륭전자에서는 매일 저녁 촛불집회가 진행 중이고,
지지 단식도 여러 곳에서 하고 있습니다다. 저도 참여하려고 노력 중이고요..

by sonofspace | 2008/08/22 23:22 | 생각 | 트랙백 | 덧글(0)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난 비정규직 투쟁을 지지한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난 어머니 무릎 아래에서 배운 어린 시절의 도덕대로 살고 싶다. 착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다른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된다, 그 말씀이 진정 옳은 것이라 생각한다. 날 움직이는 건 어떤 이론과 주의가 아니라 우러나오는 양심과 도덕이다.

 

 

내가 비정규직 투쟁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어제 말로만 듣던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농성장에 다녀왔다. 기륭전자 일을 대충 정리하면 이렇다. 귀찮아서 퍼놨다(자그니님 죄송합니다).

 

① 기륭 전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분들이, 원래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면 안 되는, 불법 하도급이란 판결이 났습니다.


② 이에 대해 기륭전자는 벌금을 선고 받고,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던지 다 짜르던지 선택해야 했습니다.


③ 그래서 다 짤랐습니다. -_-;
④ 이에 대해 비정규직 분들은 소송을 걸었으나, 패했습니다. -_-; 그리고 기륭전자는 비정규직분들에게 54억의 손해배상소송을 걸었습니다.


⑤ 억울해서 물러설 수 없으셨던 이 분들은, 정규직 채용을 요구하며 1090일 가까이 되도록 계속 싸우고 있습니다.

 

 

난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기업의 사정 같은 것은 잘 모르고, 일부 직종에서는 비정규직이 노동자에게 더 유리하다는 그런 것도 잘 모르겠다. 내 눈에 보이는 건, 내 눈에 들리는 건, 정말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차별과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고 이들의 삶이 점점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다. 내 눈에 보이는 건 자신들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66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기륭전자의 노동자들이다그 어떤 경제 이론으로 포장해도 이 참혹한 현실은 감출 수 없다. 이게 정상인가? 사람을 소모품처럼 쓰다 버리고, 기업도 정부도 아무 신경 써주지 않는 세상이 정상인가? 나는 이제껏 인간은 인간답게 대하라고 배웠지, 물건처럼 다루라고 배우지 않았다. 그런 일을 지금 이 사회가 하고 있다. 바로 우리가 속하고 만드는 이 사회가.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한다실업자가 넘쳐나는 사회구조상 자본과 노동은 게임이 되지 않는다. 언제든지 수급할 수 있는 산업예비군이 넘쳐나는 한 기업들은 얼마든지 무자비하게 노동자들을 해고할 수 있다. 더욱 끔찍한 것은 한국의 취약한 사회복지 제도와 세계최고 수준의 물가가 실업자들을 가볍게 삶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린다는 사실이다내 눈에는 역 주변의 걸인이 몇 년 전보다 부쩍 늘어난 것 같다. 지하철에서 행상하는 떠돌이 상인들의 수도 늘어난 듯하다쪽방촌 인생고시원 인생이 늘어난 현실이 정말 보이지 않는가?

 

친기업적인 정부, 노동유연화, 열악한 사회복지와 주거비와 사교육비로 대표되는 고비용의 경제구조는 서민들의 삶을 너무도 힘겹게 만들고 있다.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는 이런 사회적 양극화 문제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제발 마음 편히 일하고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외치고 있다. 너무도 당연한 인간적인 요구를 목숨을 걸고 외치고 있다. 이 목소리를 듣고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게 과연 인간일까?

 

나는 비정규직이 없는 사회에서 살고 싶고, 그게 안 된다면 최소한 비정규직이어도 마음 편한 사회에서 살고 싶다. 그들의 삶이 무너지는 걸 그대로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건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의 문제를 떠나서 인간적이냐 인간적이지 않냐의 문제다. 그리고 인간적이지 않은 경제 시스템은 아무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고 결국 붕괴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탐욕도 있지만 선한 마음도 있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나 세상에는 명백한 불의가 버젓이 정의로 행세하고 거대한 악이 횡행한다. ‘사회가 원래 그런 것이라는 비겁한 변명은 집어치워라. 우리는 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한다. 부족한 건 재화와 기술이 아니라 관심과 바꾸고자 하는 의지다. "빈곤의 비참함이 자연법칙이 아니라 우리들의 사회제도에 의해 비롯되었다면, 우리의 죄는 중대하다" 라고 다윈은 말했다. 우리의 죄는 정말 중대한지도 모른다.

by sonofspace | 2008/08/16 13:53 | 생각 | 트랙백(1) | 덧글(0)

기륭전자 지지 단식 중

오늘.. 아니 12시 지났으니까 어제 기륭전자 다녀왔다.

거기서 밤 새고 나올 생각도 있었지만...목요일도 집에 안 들어오고 해서 집에 옴.

마음이라도 함께 하려 내일 저녁까지 자율단식하기로 했다. 

어제 점심 먹고 안 먹었으니까 이제 겨우 12시간째... 그런데 왜 이렇게 배가 고프냐;;

게다가 옆에는 형이 시켜놓은 통닭이 있다! 

젠장 정말 먹고 싶다..... 그래도 가오가 있지 먹을 수는 없다..
 
대체 몇 일씩 단식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 걸까. 여성노동자 두 분은 오늘로 66일째다..

배고파하는 내가 다시 부끄러워진다. 난 하루만이라도 같이 해보자. 

집회는 괜찮았다. 사람도 예상보다는 훨씬 많았고....그래봤자 70~80명이었지만..

우석훈 씨랑 정태인 씨랑 김현진 씨랑 심상정 대표도 봤다. 헤에 유명인사 많이 봤구나..그래봤자 이쪽세계에서만 유명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건 하나고 간단하다. 인간을 소모품처럼 쓰고 버리는 사회는 안 된다. 그건 명백한 불의다. 그런 불의가 너무 당연하게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난다. 이 사회는 인간을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사회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정말 젠장이다.


아무튼 계속 관심 갖고 연대해야겠다.



 

by sonofspace | 2008/08/16 01:48 | 생각 | 트랙백 | 덧글(0)

나의 행복과 세계의 슬픔

사람들은 나에게 말한다. 먹고 마시라고.

내가 그럴 수 있다는 것을 기뻐하라고!

그러나 내가 먹는 것이 굶주린 자에게서 빼앗은 것이고,

내가 마시는 물이 목마른 자에게 없는 것이라면

어떻게 내가 먹고 마실 수 있는가?

그런데도 나는 먹고 마신다.


 브레히트, <후손들에게>




물론 저는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즐겁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지나친 죄의식과 비관주의는 자신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는 자의식 과잉이라는 것도요. 제가 아무리 고민하고 우울해한다 해도 누구 하나 구원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가끔씩  제가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너무도 부끄럽고 죄스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기륭전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60일이 넘게 단식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지금도 그렇습니다.


비정규직 문제가 제 '잘못'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저에게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이제껏 많은 문제들에거 그랬듯 저의 고민과 행동과는 관계없이 세상은 멋대로 흘러갑니다.


그렇지만 전 계속 묻게 됩니다. 정말 나는 아무 잘못도 없냐고,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냐고 말이지요. 저는 분명 세상의 불의와 맞서 싸우는 투사가 되기에는 스스로의 안락한 삶이 너무도 소중한 소시민이지만, '나완 상관없는 일'로 선을 긋고 신경쓰지 않을 만큼 냉정하지도 못합니다. 저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을 분명히 느끼고 있으며, 실천할 수 있는 과제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순된 모습에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합니다.


저는 사실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원래 전 상당히 유쾌한 편이고, 게임을 좋아하고, 만화를 좋아하고,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그리고 술 마시는 것도 끝내주게 좋아합니다. 저의 정말 추악한 점은 이렇게 세상을 걱정하는 '척'해도 결코 저 자신의 즐거움을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지금도 시덥잖은 인터넷 기사를 보며 킥킥대고, 저녁에 있을 술자리를 기대하고 있지요. 기륭전자의 노동자들은 60일이 넘게 단식을 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브레히트의 시처럼 저는 그런데도 먹고 마십니다.



어머 저는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갈 겁니다. 즐겁고 유쾌하게 살아가면서도 항상 마음 한구석에는 죄책감을 가지고 말이지요. 이런 죄책감이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내 안의 소시민성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게 한다면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럴 때 조금 더 즐겁게 살아갈 수 있겠죠.

15일에는 용기를 내서 한 번 기륭전자에 다녀와봐야겠습니다. 지지단식도 좀 하고요.

by sonofspace | 2008/08/14 18:26 | 트랙백 | 덧글(0)

천박한 한국의 스포츠 문화


물론 나는 수영의 불모지 한국에서 성장해 올림픽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한 박태환에게 감격했고,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진정 넘사벽을 느끼게 만드는 한국 양궁의 수준에 감탄했다. 




그렇지만 나는 한편으로 의문이 들었다. 당연하겠지만 난 태어나서 단 한 번도 활을 쏴본 적이 없다.

아마 전국 5천 만의 국민 중에서 활을 잡아본 사람은 천여 명 수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영도 그렇다. 난 대학교 때까지 수영장을 가본 적은 몇 번 있어도 수영을 하지 못했다.

대학교 수업 중에 수영 수업이 있어서 나중에 물에 빠졌을 때 약간이나마 살아날 확률을 높이기 위해 배운 것이 전부다.


생각해보면 나는 제대로 된 스포츠를 해본 적이 없다. 단 하나, 축구만은 11 대 11로 전후반 정해놓고 하긴 했지만 다른 스포츠는 한 적이 없다. 배드민턴도 집 앞에서 셔틀콕만 주고 받는 게 고작이었지 정식으로 하진 않았다. 야구도 그렇고, 탁구도 그렇다.


뭐 난 원래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못해서 별로 아쉽지는 않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아쉽기도 하다. 만약 내가 다녔던 학교에 스포츠부가 있었다면 나는 취미로 운동을 해봤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유도를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그러니까 이런 거다. 우리는 올림픽 같은 스포츠 경기들을 참 좋아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스포츠를 할 기회는 심각할 정도로 없다.


당연하게도 가장 쉽게 스포츠를 배울 수 있는 때는 청소년기이다. 신체적 요건이나, 시간적 상황상 성인 이후에 배운다는 것은 좀 힘들다.


그러나 다들 알다시피 한국 학원 스포츠의 상황은 끔찍하게 열악하다. 내가 다닌 초중고 어디에도 단 하나의 운동부도 없었고, 내가 살던 인근의 여러 학교에서도 단 하나도 없었다. 한국에서 특정 스포츠를 하려면 그 종목의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로 멀리 전학 가야 한다. 



게다가 애당초 운동부에 대한 인식부터가 좀 이상하다. 아니 문제가 좀 많다. 한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운동부에 들어간 이후로는 이미 '일반 학생'의 길과는 멀어지게 된다. 그냥 '취미'로 운동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게 된다. 게다가 '취미'로 학원 스포츠를 시작하려는 학생들도 거의 없다. 이 빌어먹을 입시지옥 국가에서 방과후에 몇 시간씩 운동에 투자하는 자식을 용납할 부모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운동으로 성공할 것을 희망하는 사람들만 학원 스포츠에 끼어들게 된다. 그래서 대다수의 학생들은 스포츠와는 텔레비전 화면만큼의 거리를 두고 살아가며, 이후에도 그렇게 살아간다.



난 그래서 언제나 이런 올림픽의 열광이 그리 마뜩치만은 않다. '한국양궁은 왜 강한가' 이딴 식의 자화자찬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들이 활을 잡아보고 쏴볼 수 있게 양궁장을 여러군데다 만들어줬으면 좋겠고, '박태화 수영의 비밀' 같은 소리는 그만두고 각 학교에 수영장을 보급하는 사업을 실시했으면 좋겠다. 물론 다른 학원 스포츠들도 지원해야 할테고.. 학원 스포츠 지원 예산을 마련해서 균형 있게 집행해야 할 것이다. 돈은 어디서 나냐고? 난 이럴 때면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 10위 정도라는 이야기가 자꾸 뻥인 것 같더라... 어떨 때는 한국 경제 상위권이라고 자랑 열라 해대면서, 사회적 복지만 좀만 얘기할라치면 돈 없다고 죽는 소리다.



그 이전에 우리 사회가 좀더 여유 있는 사회가 되야 할 것이다. 물질적 여유가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여유...중고등학교 몇 년간 학원 대신에 운동을 해도 이후에 충분히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사회... 사회인들이 야근과 과로에 찌들리지 않고 스포츠를 새로이 배우고 플레이할 수 있는 사회... 한 동네에 시민 운동장이 한둘쯤은 있어서 지역민들이 운동 클럽을 결성하고 어울리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물론 난 스포츠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런 모습이 더 좋은 것 같다.  



  



 

by sonofspace | 2008/08/11 19:15 | 생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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